게임 굶어도 이렇게 신날줄은…
[한겨레] 인터넷중독 아이들 '3박4일 컴퓨터 탈출기'
래프팅·모닥불놀이에 '푹'
한 사람도 컴퓨터 안찾아
"이렇게 놀면 게임 왜 해요"
지난 13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 순담계곡. 부모와 함께 래프팅에 나선 청소년들이 도우미의 구령에 맞춰 힘차게 노를 젓는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11~14일 경기도 포천 아침햇살수련원에서 열린 '가족 인터넷쉼터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다.
래프팅·모닥불놀이에 '푹'
한 사람도 컴퓨터 안찾아
"이렇게 놀면 게임 왜 해요"
지난 13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 순담계곡. 부모와 함께 래프팅에 나선 청소년들이 도우미의 구령에 맞춰 힘차게 노를 젓는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11~14일 경기도 포천 아침햇살수련원에서 열린 '가족 인터넷쉼터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다.
캠프에는 '케이-척도' 검사에서 인터넷에 중독됐거나 중독될 위험이 높다는 진단이 나온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참여했다. 김정희 상담사는 "대부분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남과 대화하는 것을 꺼리는 등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래프팅과 캠프파이어 등을 즐기는 모습은 여느 또래들과 다르지 않다. 수줍어하는 듯 하면서 할 말 다하는 당돌함 역시 영락없는 '요즘 애들'의 모습이다.
"여기서처럼 다른 애들과 장난치고 놀 수 있으면, 인터넷게임 안해도 돼요." 장기영(가명·고2·경기도 안산시)군은 "인터넷게임밖에 할 게 없게 해놓고 게임 좀 오래 한다고 뭐라 한다"고 투덜댔다. "저도 게임을 너무 오래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공 들고 동네 놀이터나 학교 운동장에 나가보곤 했는데, 함께 놀 애들이 없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 되고."
김상일(가명·중1·서울 은평구)군은 "다른 재미있는 게 없어서 컴퓨터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인터넷게임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가 그만하라고 하면 화가 나 자꾸 대들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사흘 동안이나 컴퓨터 구경도 못했지만, 누구도 인터넷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지 않는다. 엄마나 아빠는 이런 아들·딸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대견스럽다. "저렇게 소리내며 즐겁게 노는 모습 오랜만에 봅니다." 상일이 아버지 말이다. 그는 "상일이가 인터넷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 때문에 아내가 속상해하길래 휴가를 내 함께 참여했다"며 "아이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이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데는 부모와 사회 탓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기영이 어머니는 "인터넷게임을 못하게 하기 위해 외출 때 모니터선을 빼서 갖고 나간 적도 있는데, 피시방으로 달려가더라"며 "정부가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중독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런 캠프를 자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얼굴이 하루가 다르게 환해집니다." 캠프 진행을 맡은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의 오정철 사회복지사는 "인터넷 중독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무관심하거나 입시 중심 교육 환경에 따른 피해자"라며 "인터넷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환경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가운데 14% 정도가 인터넷게임에 중독됐거나 중독 위험에 놓여있다.
포천/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하지만 래프팅과 캠프파이어 등을 즐기는 모습은 여느 또래들과 다르지 않다. 수줍어하는 듯 하면서 할 말 다하는 당돌함 역시 영락없는 '요즘 애들'의 모습이다.
"여기서처럼 다른 애들과 장난치고 놀 수 있으면, 인터넷게임 안해도 돼요." 장기영(가명·고2·경기도 안산시)군은 "인터넷게임밖에 할 게 없게 해놓고 게임 좀 오래 한다고 뭐라 한다"고 투덜댔다. "저도 게임을 너무 오래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공 들고 동네 놀이터나 학교 운동장에 나가보곤 했는데, 함께 놀 애들이 없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 되고."
김상일(가명·중1·서울 은평구)군은 "다른 재미있는 게 없어서 컴퓨터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인터넷게임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가 그만하라고 하면 화가 나 자꾸 대들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사흘 동안이나 컴퓨터 구경도 못했지만, 누구도 인터넷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지 않는다. 엄마나 아빠는 이런 아들·딸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대견스럽다. "저렇게 소리내며 즐겁게 노는 모습 오랜만에 봅니다." 상일이 아버지 말이다. 그는 "상일이가 인터넷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 때문에 아내가 속상해하길래 휴가를 내 함께 참여했다"며 "아이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이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데는 부모와 사회 탓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기영이 어머니는 "인터넷게임을 못하게 하기 위해 외출 때 모니터선을 빼서 갖고 나간 적도 있는데, 피시방으로 달려가더라"며 "정부가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중독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런 캠프를 자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얼굴이 하루가 다르게 환해집니다." 캠프 진행을 맡은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의 오정철 사회복지사는 "인터넷 중독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무관심하거나 입시 중심 교육 환경에 따른 피해자"라며 "인터넷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환경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가운데 14% 정도가 인터넷게임에 중독됐거나 중독 위험에 놓여있다.
포천/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FROM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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