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고 글이고 정체기인가 싶어서 요즘 돌파구를 찾던 차에
온라인인 남편이 딱 걸렸습니다.
지금 사정상 서울에 있는데 12월쯤 들어오지요.
사실 카메라 샀다고 말도 안했었다는....
(보통은 수많은 남편분들이 말없이 카메라나 렌즈를 사고 계시죠...??? 15만원이라고 뻥치고 150만원짜리 렌즈 사고.....마눌들도 마이 압니다.)
어쨌거나 제 사진을 진지하게 보고 조언을 해 달라고 했죠.
미디어아트 전공했거든요.
저에게 날아온 첫 충고
두 어 시간 시간날 때 다양한 조리개값과 셔터스피드를 조합하여 내 카메라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기본 데이타 값을 뽑으라는데, 솔직히 재미 없잖아요...따분한 작업이죠.
정원을 배경으로 투명한 유리병, 반짝이는 과일, 매트한 질감의 물건, 흰색, 검은색 물건을 놓고 조리개값과 셔터 스피드를 한 단계씩 바꿔가며 백여장의 사진을 찍어 보랍니다. 만일 자기가 한다면 제 카메라로 가능한 1045가지 데이타를 다 해보겠다고 하지만 저는 백여가지만 하라는....ㅡ.ㅡ(이런 걸로 자존심 상하는 저는 뭐죠?)
솔직히 제가 사진을 잘 찍고 싶다고 해 놓고선 귀찮은 것은 또 싫어서....또 나도 나름 몇가지 주요 상황(아아주 주요한 소수의 상황이지만ㅎㅎ) 에서의 데이타는 갖고 있다고 그동안 찍어 놓은 사진을 보고 이야기 하자고 우깁니다.
잠시 후.....(아래 대화 중 " "는 영감,--는 저, 마눌, 모두 채팅 상황입니다.)
"자동으로 놓고 찍어?"
-아니, 조리개 우선 모드로 찍는데-
"조리개는 무슨 기준으로....?"
-뭐...나야 귀차니스트니까 대부분 최대개방이지뭐...주절주절...-
"진료소 글에서 첫 사진...이거 왜 찍었는데?"
(참고 사진)
-뭐....지루하게 기다리는 분위기랑....배경의 빨간 벽이 아프리카스러워서..................................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찍은거야.-
"흐음.... 지루한 상황을 표현하려고 어떻게 노력했어? "
- ( 나름대로 최상의 방어라고 생각하는 공격...) 주절주절...아, 그건 뭐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진료소 보러 간거구, (버럭!) 장례식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하잔 말야~(나름대로 필살기랍시고 구사!)-
"좋아...(잠시 후) 장례식 사진중에 할아버지 사진.....이건 왜 배경을 날렸는데? 장례식장이라는 공간을 살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참고 사진)
-(나름대로 또 구질하게) 그거야 그 할아버지가 그 시간에 따로 먼 곳을 보고 앉아 있는 그 모습에서 분주한 현실과는 떨어진 그 할아버지만의 슬픔이랄까 감정을....어쩌구어쩌구 (말하다보니 구차함 또 버럭!그래봤자 채팅이라 티도 안남....ㅡ.ㅡ)
그래 어쩌라구??? 알았어, 데이타? 만들지....1045장? 나도 한다 이거야...기왕이면 거기다가 맑은 날, 흐린날도 구분해서 곱하기 2로 하고, 푼디 아줌마 일하지 말고 잠깐 앉으라고 해서 또 곱하기 2하고...나도 한다 이거야. 뭐 누구처럼 수련이 활짝 핀 연못은 없지만. 그까이꺼!-
그런데....갑자기 그냥 1045*2*2장의 사진을 찍고 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생활은 블로깅으로 통한다.
두둥~영/감/신 강림!
-아잉 영감~(상당히 윤색!) 자기 차라리 이걸로 블로그 만들어 보면 어때? 세상엔 나같이 DSLR인지, DRSL인지, DSRL인지 아직도 헷깔리는, 치한이 덤비면 무기로 쓰기 딱 좋은 그 뽀대나는 카메라랑 렌즈를 잔뜩 사 놓고도 색 확확 돌린 현란한 사진과 초광각이면 다 감탄하는, 그런 초보 사진꾼들이 얼마나 많은데....내 블로거 친구들보면 다들 얼마나 배움에 목말라 하는지 모른다구........그렇다구 책을 사서 보면 영 너무 기술적이거나해서 공감이 안되는걸...... 마눌에게 주는 싸랑의 사진강습회...이거 함 써 보삼! -
"흐음....그럴까....? 바쁜데...."
-걱정마, 걱정마~! 내가 다 쓸테니, 자기는 그냥 커리큘럼만 짜구, 각 회별 요점만 준비해~! 그리고 숙제 내주는 거 잊지 말구....그럼 내가 수천장씩 데이타 만드는거랑 포스트 작성이랑 다 할께-
그렇게 해서...한 3회 정도 사진강습을 포스팅 해 볼까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각자 카메라로 저와 비슷하게 데이타 만드는 일에 동참하셔서 트랙백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사진 관련 수업을 받지 않은 분들을 위한 강습입니다.....^^;;
셔터박스에 녹슬까봐 걱정하고 계신 전 세계의 많은 블로거 여러분.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면 3회가 10회 되고, 10회가 20회 된답니다.
그거 끝나면 동영상 강좌도 해 달라고 졸라볼 작정입니다.ㅋㅋㅋ
영감의 작품 세계는 보도쪽보다는 예술쪽이라 저랑 다르지만,
뭐 기본기에 그런 거 따질 필요 없죠?
본 시리즈의 필독자.
1. 사랑하는 그녀에게 같이 사진 맛들여서 맨날맨날 밤이고 낮이고 같이 찍으러 가자고("출사"가자고 전문용어 썼다가 잠시 썰렁해지는 수 있슘! 평민어를 사용하시기 바람.) 은근슬쩍 권하고자 하시는 분.
2. SLR 클럽이니 랜즈펌프니 하는 사이트에서 뽐뿌질을 당하여 지름신을 영접하였으나, 마눌한테 맞을까봐 차 트렁크 따끈따끈한 구석에서 오늘도 카메라를 지글지글 굽고 계신 이 땅의 남편분들...
3. 가끔 쉬는 주말에 혼자 출사간다는 잔소리 듣지 않고, 마눌님도 가르치고, 아이들도 가르쳐서 전가족 출사를 당당하게 다니고자 하시는 분. (아이들을 잘 키워서 조수로 써 먹으면 좋다. 단 카메라는 튼튼한 놈으로 골라 꼭 목에 걸어 줘야 한다.)
4. 남들이 올려 놓은 블로그 뉴스 사진을 보고 대략 좌절 중이신..그래서 일단 DSLR을 질렀는데...아직 몸이 안 따라 주는....진짜 사진만 잘 찍으면 팔방미인 일당백! 일인 미디어의 짱 정도 먹을 시민 기자 여러분.
5. 아무나.........................................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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