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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예배'는 시대적 사명”

조희창 2006. 10. 19. 14:44
“'아기예배'는 시대적 사명”














아기들에게는 품성개발을, 엄마들에게는 복음전파를...
조성애 기자 joesungae@googood.com

▲ 설교를 맡은 장부용 원장은 "아기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성품들을 존중해주는 인격적인 부모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구굿닷컴

“축복합니다 하나님 사랑으로~”

찬양팀의 축복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먼저 도착한 엄마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배실은 40명 가량의 엄마들로 앉을 자리 없이 가득 찼고, 이들이 데려온 아기들은 자유롭게 뒹굴며 기어다녔다.

기도로 예배가 시작되자 어린 아기들까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성경봉독 시간에 인도자가 마태복음 18장 1~10절을 한 구절씩 읽자, 엄마들과 조금 큰 아기들은 큰 목소리로 한 구절씩 따라 읽었다.

불이 꺼지고 연극이 시작됐다. 연극내용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대화였다. 제자들이 물었다. “천국에서 가장 큰 자는 누구입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앞에 앉은 한 아기를 들어 올려 품에 안으며 “이 어린이와 같은 자가 천국에서는 가장 큰 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예수님 배역을 맡은 사람의 종이수염이 떨어지려 하자, 모두들 까르르 웃으며 즐거워했다.

‘전도의 접촉점’, 아기예배

이 모습은 일반 교회의 예배광경이 아니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은혜산부인과 병원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아기예배의 모습이다. 하지만 보통 여느 교회의 예배처럼 찬양, 설교, 헌금, 그리고 환영과 광고시간 등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됐고, 예배 후에는 그룹별로 모여서 분반공부도 한다.

아기예배는 지난 2005년 12월부터 열렸다. 찾아오는 아기들은 신생아부터 만4세까지 다양하다. 이 예배는 품성이 생성되기 시작하는 신생아들에게 말씀과 찬양을 들려주기 위해, 그리고 양육하는 엄마들에게는 신앙으로 아기를 키우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시작됐다.

참석하는 대부분이 이 병원에서 출산한 엄마들이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10% 정도이다. 이들 중에는 크리스천도 있지만 불신자들도 많다.

이 예배를 시작한 은혜산부인과 장부용(54)원장은 아기예배를 전도의 접촉점으로 본다. 그는 “이제 막 출산한 엄마들은 아기를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른다”면서 “젖먹이 아기들을 안고 예배에 찾아오는 엄마들에게 성경적 육아법을 가르치며 복음을 자연스럽게 전한다”고 밝혔다.

“교회는 안 다니지만 아기예배는 꼭 참석해요”



▲ 찬양시간은 엄마도 아기도 즐겁다. ©구굿닷컴
"약한 나로 강하게, 가난한 날 부하게, 눈먼 날 볼 수 있게, 주 내게 행하셨네, 호산나 호산나 죽임당한 어린양~”
인도자의 찬양이 다시 이어지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엄마들도 찬양 부르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 진 듯, 자연스럽게 같이 따라 불렀다. 아기예배에 오면서부터 복음에 대해 마음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말씀과 찬양과 교제가 너무 좋아서 처음 찾아오는 엄마들이 매주 생긴다. 이번 주에는 6명의 엄마들이 각각 한 두명의 아기들을 데리고 왔다. 처음 온 엄마들에겐 ‘축복송’이, 인도한 엄마들에겐 봉사자들이 예쁘게 만든 ‘금 면류관’이 씌워졌다.

곧 이어 백일, 돐, 생일을 맞이한 아기들을 축복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엄마와 함께 앞 무대쪽으로 나온 아기들은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그 다음은 한 주간 아팠던 아기들 순서다. 이 아기들은 모든 사람들의 진심어린 기도로 위로를 받았다. 예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웃음이 멈추지 않았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충만했다.

이 날 처음 참석한 임혜정(30)씨는 예배장소에서 집이 멀지만, 다음 주 부터 큰 아이도 데려올 예정이다. 그는 “신앙으로 양육하는 방법을 경험자로부터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아이를 섬겨야 하고 아이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정현숙(33)씨는 교회에는 다니지 않지만, 목요 아기예배는 꼭 참석한다. 그는 ‘아기와 집에만 있을 때는 아기 양육에 대해 염려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기예배에 참석하면서부터 아기가 또래의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좋고, 엄마로서도 아기키우는 것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유선영(35)씨는 딸 예나(3)를 데리고 4개월째 이 예배에 참석했다. 그는 어느 교회에 가도 ‘아기 예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찬양과 율동을 어린 아기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설교말씀도 아기들 교육중심이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대적 사명’, 아기예배

아기예배의 기쁨은 엄마와 아기들 뿐 아니라 봉사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 예배를 인도하는 5~6명의 봉사자들은 다름 아닌 이 병원의 간호사들이다. 이들은 성실과 열정을 다해 봉사자로 예배를 섬기지만, 끝난 후에는 간호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힘들고 바쁜 3교대의 간호사 직무를 하면서도 이들은 예배의 찬양, 연극, 분반공부, 간식준비 등을 위해 각자의 시간을 쪼갠다. 영혼구원을 위해 일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기쁘게 감당하는 것이다.

국수련(35) 수간호사는 예배시간 내내 바쁘게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는 “아기예배에서 어른들만이 아니라 아기들도 은혜를 받는다”며 “봉사하는 자들도 더욱 성령충만해지고 아기처럼 순수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교숙(45) 수간호사는 이 예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오래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아기 예배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이를 먹어갈 수록 복음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아기 때부터 하나님의 형상대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예배”라고 강조했다.

장부용 원장은 ‘시대적 사명’이라는 말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부모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기를 낳고,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는 부모가 많다”며 “아기 때부터 하나님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이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영아기 때부터 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생명이 태어났을 때부터 말씀을 들려주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병들기 전에 예방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은 아기들의 마음 밭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주면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아기예배를 넘어 ‘아기학교’로

장 원장은 목요 아기예배에서 그치지 않고 더 큰 비전을 꿈꾼다. 내년부터 열릴 예정인 ‘아기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어려서부터 아기들에게 순종, 정직, 인내, 질서, 충성 등의 품성을 개발시켜 주며 동시에 신앙을 올바르게 전수해 줄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위해 유대인 교육법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그는 품성을 잘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오직 성경에서만 찾을 수 있으며, 이 사역을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교회라고 믿는다. 그리고 아기 때부터 품성교육이 잘 이루어지면 평생 성공의 자질을 갖춘다고 확신한다.

장 원장은 “아기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 이 사역을 진행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죄송스러울 것이다”며 겸손히 말했다.

장부용 원장은 89~93년까지 남태평양 서사모아에서 남편 박행렬(55, 내과전문의)목사와 의료선교를 하고, 96년에 은혜산부인과를 개원했다. 97년에 ‘우리들 교회’를 개척해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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