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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금식’ 서약서를 붙이고 업무 중인 등대교회 멀티미디어 전문사역자의 컴퓨터. ©뉴스미션 |
이번 주간은 고난 주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이런저런 모양으로 주님의 고난에 참예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팻머스 문화선교회(대표 선량욱)가 지난 2005년부터 고난주간 기간 중에 벌여오고 있는 미디어금식 운동에 온 교인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교회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지난 주일인 1일 ‘미디어 금식 서약식’을 가진 데 이어, 이제 부활주일에 마지막 승리의 선포식을 앞두고 있는 등대교회(안태준 목사)가 바로 그곳이다.
컴퓨터 게임 대신 예수님의 고난 흔적 묵상
등대교회의 멀티미디어 전문사역자인 박종배 집사는 매주일 영상뉴스와 예배를 위한 영상 및 교회 홈페이지 관리 등 ‘컴퓨터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스트레스 역시 인터넷 게임을 통해 해소한다.
하지만 박종배 집사는 지난 1일 ‘업무에 필요한 작업 외에는 컴퓨터를 만지지 않겠다’고 ‘미디어 금식 서약’을 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단 하루라도 거르면 뭔가 허전했던 ‘매일 점심식사 후의 FPS게임’을 중단했다.
대신 그는 예수님 생애 마지막 한 주간의 발자취를 요일별로 정리해 놓은 성경구절을 읽고 묵상한 후 개인기도 하는 것으로 점심식사 이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한 이틀은 낯설었는데, 이제는 (컴퓨터 게임할 때 나는) 총 소리 대신 주님의 음성을 조용히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며 “미디어 금식 기간이 끝나도 계속 점심시간 후에는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 청소년부 조영인 학생(중3)은 이번 미디어 금식 기간 중에 핸드폰, MP3, 인터넷, TV를 금식하기로 다짐하고, 핸드폰과 MP3를 집에 두고 학교에 간다.
조영인 학생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신 예수님께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할 수 있는 미디어 금식은 다 하기로 했다”며 “친구들로부터 (핸드폰을)왜 안가지고 다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예수님을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어서 더 의미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지키기 힘든 ‘금식’ 대신 ‘미디어 금식’ 시작해
등대교회는 2005년부터 미디어금식에 동참해 왔다. 당시에는 식욕이 왕성하고 의지가 굳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지키기 힘든 ‘금식’ 대신 다른 것을 통해 주님의 고난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자는 차원에서 ‘미디어 금식’을 시작했다.
이 교회 예배기획 담당 윤여원 목사는 “금식을 약속했던 학생들이 이를 잘 실천하지 못해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을 보고, 자칫 고난의 의미를 새기고자 했던 금식이 본연의 의미는 상실된 채 학생들에게 무거운 짐 내지는 죄책감을 안겨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이에 다른 대안을 찾던 차에 만난 것이 ‘미디어 금식’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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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교회는 교회 곳곳에 포스터를 붙여 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뉴스미션 |
등대교회는, 청소년에게 있어서 일반 금식보다 현실적이고도 실현 가능성이 큰 미디어 금식이 좋은 교육적 효과를 냄에 따라 지난해에도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미디어 금식을 실시했다. 물론 첫해만큼의 효과는 있었지만 중간에 실패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가정에서 부모들의 도움이 함께 있어야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따라 올해는 미디어 금식 대상을 전 교인으로 확대했다.
이 교회 최능환 청소년 전문사역자는 “학생들이 TV 금식을 약속했어도 부모님이 TV를 보시는 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TV 앞에 앉게 되는 경우가 많음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담임 목사님과 협의해 올해부터는 교회 차원에서 미디어 금식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모가 동참하는 올해 더 좋은 결과 기대돼
이렇게 하자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지난해보다 훨씬 잘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최능환 청소년 전문사역자에 의하면 미디어 금식으로 인해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의 시간이 늘었다고 한다.
올해 고3인 L모 학생은 매일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11시경 집에 들어오면, 휴식을 겸해서 유선방송을 통해 1시간 정도 재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을 일과로 삼고 있다.
그는 최근 대학진로 문제를 놓고 고민 중이었는데, 지난 화요일 밤 평소와 달리 TV시청 대신 성경을 읽으시던 아버지께서 “미디어 금식 잘 돼가니”라고 물으시는 한 마디가 계기가 돼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게 되었고, 부모님도 그간 무관심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윤여원 목사는 “오는 부활주일에 승리의 선포식을 가진 후 목장별 모임에서 미디어금식 성공간증들을 나눌 예정”이라며 “예상컨대 풍성한 간증들이 나눠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