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 살피기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뉴스

조희창 2004. 11. 21. 00:39
한겨레신문|미디어세상살피기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뉴스, 뉴스를 통해 달리 보이는 세상


“이거 무슨 영화야?” 밤늦게 집에 들어선 김아무개(31·여·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는 놀라운 폭파장면을 뚤어져라 보고 있는 동생에게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동생은 “영화는 무슨 영화” 하며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그제서야 김씨는 지금 본 장면이 영화가 아니라 현실임을 알았다. 비단 김씨 집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몇해 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미국 9.11 테러사건 보도를 처음 접한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1년 전 이라크 전쟁이 한참일 때, 전쟁에 보도되는 뉴스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더욱 놀라웠다. “게임 보다 시시하잖아”. 아이들은 전쟁을 게임임보듯이 받아 들일 뿐 아니라 그것을 오히려 게임보다 시시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두 사건의 경우 전자는 영화로 인식됐고, 후자는 게임으로 인식됐다는 점에서, 또 시엔엔(CNN)이라는 방송을 통해 주로 시청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충격의 크기나 인식의 지속성에서는 큰 차이점을 보였다.
상당수의 아이들은 이라크전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참혹함이나 전쟁의 비인간성을 기억하기보다는 전쟁, 말 그대로 `게임 같은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국 테러는 초기에는 영화로 인식했지만 점점 믿기 어려울 정도의 참혹함과 놀라움 가득한 아픈 현실로 받아들였다.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차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바로 뉴스를 보도하는 방송국, 신문 매체의 세계관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대부분의 미디어는 서구(특히 미국) 중심의 세계관으로 만들어진 해외 뉴스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보도되는 거의 대부분의 해외 뉴스는 시엔엔(CNN), 에이피(AP)통신 등 미국 중심의 해외 뉴스채널이나 통신사를 통해서 들어오고 있다.
테러 뉴스보도와 이라크 전쟁과 그 후속 기사들의 보도들을 보면서 가정에서 뉴스도 세계관을 지니고 있음과 올바른 언론의 모습에 대해 자녀와 얘기해보는 것도 좋은 미디어 교육이 될 것 같다.
올바른 언론이 지녀야 하는 몇 가지 조건이자 평가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확성이다. 언론의 기사는 반드시 확인되고 사실인 것만 다루어야 한다. 둘째, 객관성이다. 언론의 기사는 어떤 사건에 대해서 쓰는 기자의 정서나 의견이 철저하게 배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언론에서 제대로 안되고 있다. 셋째, 공정성이 있어야 한다. 잘못된 것과 잘된 것을 분명하게 지적해 주는 것이다. 넷째, 균형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 편협한 기사를 쓰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글 | 조희창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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