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 | 미디어세상살피기
텔레비전 광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휴대폰 서비스 광고다. 특히 1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다양하고 재미있다. 이제 10대들은 휴대폰이 없으면 말 그대로 `따'당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전체 휴대폰 소지자의 30% 이상을 10대들이 차지할 정도로 10대들의 휴대폰 사용은 그 사용량에서나 모바일 문화를 만들어 가는 측면에서 적지 않는 영향력를 끼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지난달 김해교육청은 초·중학생이 등교시 휴대폰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결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한 배경에는 10대들의 휴대폰 사용 문화와 그로 인한 문제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휴대폰 게임은 두말할 나위없고 우선 들 수 있는 게 문자 메시지(SMS) 중독이다. 10대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한 대화, 즉 문팅을 실제통화보다 선호한다. 문팅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각종 디지털 문화 속에서 즉각적인 자극과 반응에 익숙해진 10대들에게, 빨리, 그리고 쌍방향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는 그들의 입맛에 꼭 맞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통신회사의 마케팅 전력이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 이동통신사들은 할인요금제와 무료 메시지 서비스 등 1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상품들을 내놓아 유혹한다. 셋째는 문자 메시지 전송이 문자를 넘어 10대들의 재치와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는 그림으로 발전하며 감각세대인 10대들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는 교사와 부모의 간섭으로 방해받지 않고 그들만의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또래 사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적극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팅에 빠지는 10대들이 많아지고 있다. “메시지가 한개라도 오지 않는 날이면 왠지 모르게 너무 허전해서 화장실 가고 싶은 사람처럼 불안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ㅁ고 3년 김아무개양) 문자나 그림 메시지를 이용한 문팅이 친구간 위로와 삶의 활력을 주는 도구로 사용되는 반면, 김아무개양처럼 문팅에 `중독'돼 어쩔줄 몰라 하는 10대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까? 먼저 그들이 문자 메시지라는 도구를 이용해 자기들만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 혹 부모와 친구의 무관심으로 냉장고처럼 얼어버린 휴대폰을 두고 고민하지는 않는지 확인한 뒤, 소외감으로 잘못된 분출구를 만들기 전에 자녀의 관심사인 휴대폰을 접촉점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너무 과도한 사용이 많은 자녀들에게는 더 이상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월정액형 요금제를 택하도록 하고, 그 사용요금 또한 가능한 한 자녀가 주체적으로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그리고 자녀들의 휴대폰으로 자녀가 어디 있는지 찾을 때만 사용할 게 아니라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하트(♥)모양을 담은 예쁜 문자 메시지를 보내보자. 직접 말할 때보다 훨씬 더 반갑게 맞이하게 되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는 부모와 자녀를 이어주는 좋은 사랑의 전령사 역할을 할 것이다. 글 | 조희창 간사(낮은울타리 미디어교육원 간사) <알고 넘어갑시다> △문팅: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주고받으면서 사이버 미팅(혹은 대화)을 즐기는 것. △SMS(short message service):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별도의 부가장비 없이도 40자 내외의 짧은 문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문자 서비스로, 단문메시지서비스라고도 한다.(두산세계대백과) △이모티콘: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이다. 키보드의 기호, 숫자, 알파벳 등을 조합해 사람의 표정이나 동물, 사물 등을 닮은 이미지를 만들어 놓은 것. - 2001년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글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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