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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청소년들,폭력영상물에 ``무덤덤``…더 강한자극 원해

조희창 2007. 5. 16. 10:09

 

서울 강서구 A고 1학년 담임교사 김재훈(30)씨는 최근 반 학생들로부터 커터 칼날을 잘라 붙여 만든 ‘표창’ 4∼5개를 압수한 후 학생들에게 주의를 줬다. 김 교사는 “칼날은 물론 압정을 지우개 등에 거꾸로 붙여 던지는 장난감 아닌 장난감도 압수한 적이 있다”며 “인터넷 게임에 나오는 무기들을 본떠 만든 것들인데 놀이용뿐만 아니라 위협용으로도 곧잘 사용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인근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이런 것들을 가지고 놀다가 허벅지가 찢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하지만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면 ‘나무나 동물에게만 던진다’고 항변하며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회사원 최명지(36·여)씨는 지난 주말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자주 찾는 동네 PC방을 아이와 함께 들렀다가 충격을 받았다.

인터넷 게임이 폭력적이라고는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피가 낭자하고 폭력이 계속되는 게임에 몰입한 채 ‘갈겨’, ‘죽여버려’라는 욕설을 내뱉는 것을 보고 “다시는 PC방에 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최씨는 “PC방에 못 가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며 “인터넷과 케이블TV, 만화, 잡지에서 난무하는 폭력물에서 어떻게 아이를 보호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를 비롯한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비디오, 인터넷 게임 등 미디어물 이용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영상물을 추구하며 폭력 매체에 노출되는 연령층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청소년 유해매체물에 대한 심의구조는 청소년위원회와 각 매체 심의기관 등으로 분산돼 있는 데다 등급 분류에만 한정된 보호정책 등으로 인해 지상파멀티미디어방송(DMB) 등 급속히 발전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내용은 청소년위원회가 폭력영상물이 청소년의 인식과 태도, 가치관 등 심리적 요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9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될 강남대 유제민 교수와 전북대 최영준 교수 등의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다.

유 교수의 ‘폭력영상물 시청과 정신생리적 변화’에 따르면 그는 경기도 용인의 S중학교 학생 50명과 K고등학교 학생 46명 등 모두 96명에 대해 폭력 수위에 따라 3등급으로 나뉜 영상물을 보여준 후 심박과 수축·확장압, 근전위, 피부 전도, 체온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폭력 매체에 반복 노출된 경험이 많은 학생일수록 더 강하고 충격적인 자극에만 흥분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고 폭력에 대한 방어반응이 늦게 나타났다.

또 이들은 연속적 자극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불안과 충동적 행동, 주위의 분산 등의 성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폭력 매체에 대한 사전 시청 경험이 적었던 학생들은 심박과 체온, 피부 전도 등에서 정상적 방어반응과 지향반사가 이뤄졌다.

유 교수는 “폭력 매체에 둔감화된 청소년들은 더 충격적인 상황에도 이를 위협이나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등 ‘자기보호 피드백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장시간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숨진 사례도 환경 자극을 조절하고 흥분을 완화하는 자기보호 기제가 적절히 작동하지 않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급속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청소년 보호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 교수는 ‘폭력영상물 노출 실태와 청소년보호정책 개선방안’이란 주제발표문에서 “현재 폭력영상물 관련 정책은 등급 분류에 한정돼 있다”며 “하지만 등급제 자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금단의 열매’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령등급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영상물의 폭력성, 선정성, 언어문제 등 내용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내용등급제’의 시행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김재홍 기자

 

 

자료: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출처 :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글쓴이 : 원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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